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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 6시쯤 눈을 떴지만 침대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옆에 놓인 Lord Peter를 펼쳤는데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.
The Egotists' Club is one of the most genial places in London. It is a place to which you may go when you want to tell that odd dream you had last night, or to announce what a good dentist you have discovered. 이거 Facebook 이쟎아?! Amazon: Sleep, Pale Sister 고딕 호러-미스터리 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. Five Quarters of the Orange와 Chocolat 이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에(Chocolat 의 후속편이라고 할 만한 The girl with no shadow는 1/5을 읽고 마음이 아파 못 읽고 있다.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마음이 아프다.) Joanne Harris의 책이라면 그냥 집어들게 되었다. (제목부터 아름답지 않나) iPad를 쓰게 되면서 책 읽기가 좀 더 편해졌다. kindle에 샘플을 받아서 읽어보고, 마음에 들면 구입한다. 사전 찾아보는 걸 굉장히 귀찮아 하기 때문에, 보통 그냥 의미를 추측하고 넘어갔는데, 이젠 툭 치면 단어도 검색이 되니까 "좀 더" 정도가 아니라 "매우" 라고 해 줘야 맞겠다. 그리고 이 이야기는... 훌륭했다. 금요일 저녁에 읽기 시작해서 새벽에야 잠들었다가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끝까지 다 읽었다. 아름답고, 슬프고... 화가 나고.. 마지막엔 역시 씁쓸하다. Henry Chester는 중학교 시절에 한국근현대단편집을 읽고 형성된 트라우마를 모조리 건드리는 인물이었다 (이런 건 국경과 시간을 넘나든다는 걸 다시 확인했음). Francis Reynaud 신부의 어리숙함이 그리웠다. 읽으면서 Infinty (Sarah Waters) 가 생각났는데 (Effie의 유체이탈도 있고) Infinity는 마지막에 후련하기나 했지! 하지만, 색소가 옅은 (은색에 가까운 백금발) Effie, 집시 공주님 이미지 그대로인 Marta 를 상상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드는 건 역시 행복한 경험이었다. The girl with no shadow는 언제 다 읽게 될까.
[아더왕 이야기]를 읽고 있다. 오래간만이네.
내가 태어났을 때 나의 창조주께서 과일 중의 과일로 태초신의 과일로 접시꽃과 언덕 위에 피어있는 꽃으로 나무에 핀 꽃들로 땅과 땅의 운행으로 가시나무 꽃으로 나를 만드셨도다 04 요정 모르간, 블로다이웨드의 탄생에 대한 주. [아발론 연대기] 라는 제목은 더 좋아하지만, 표지는 뮈토스에서 나왔던 아더왕 이야기 01-04 쪽이 더 마음에 든다.
UrbanOutfitters가 집에서 걸어서 20분거리에 생겼다는 것은, 축복인지 저주인지 아직 모르겠다. 그 전에 비슷한 거리에 Whole Food Market도 생겼다. 앨리베이터도 이제 교체한다고 하고(처음 이 아파트에 들어왔을 때, 이 엘리베이터를 보고 정말 놀랐다. 빈티지 엘리베이터.) 이 동네는 점점 더 살기 좋아지고 있다. 바람직하다.
작년 겨울, 한국에 갈 때 였는지, 아니면 뉴욕으로 돌아올 때 였는지 모르겠는데, 비행기 안에서 읽을 거리가 떨어졌다. 나는 비행기안에서 잠을 거의 못잔다. 13~14시간 중 3~4시간을 자면 성공이다. 보통 읽을 것을 잔뜩 짊어지고 타는데, 저 때는 재미있다고 골라온 책이, 잘 안 읽히는 종류였다. (여기와서 처음 알게 된 것이 꽤 있는데, 그 중에 하나가 "재미있어도 잘 읽히지 않는 책"도 존재한다는 것이다.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) 결국 영화를 보기로 했다. 트레일러를 돌려보다가 A year ago in Winter에 머물렀다. 그리고, 나는 릴리에게 푹 빠져버렸다. 전혀 내가 좋아하는 쪽의 얼굴은 아니다. 독특하지만. 아이같은, 마르고 하얀, 주근깨 가득한 얼굴. 내가 정말 반했던 것은 "움직임"이었다. 뮤지컬 Alice를 연습하는 장면 그리고 후반부의 그녀가 즉흥적으로 추는 춤. 그 에너지. 홀딱 반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. 사람의 몸은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비행기안에서 그 작은 화면으로 나는 감동했다. 릴리는 영화 내내 자주, 검은(아니, 올리브그린?) 코트를 입는다. 코트.. 일까, 야상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종류의 옷인 것 같다. 옷 취향 때문에 어머니와 말다툼하는 장면도 있다. 내가 평소에 입는 종류는 전혀 아닌데, 괜히 끌렸다. 하지만 잊었고, 거의 9개월이 지났다. 오늘 Whole Food Market에 장보러 가는 길에 UO에 들렀다. 늘 이렇게 되어 버린다. 피곤해서 지나칠 때도 있지만. UO는 세일코너가 훌륭하다. 검정 Anorak이 걸려있다. 그리고, 저 영화와 릴리가 떠올랐다. 후드를 쓴 릴리가 비를 맞으며 길에 서서 밝은 가게 안의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던 모습이. 비에 흠뻑 졎은 그녀가. 그리고 그 동작들이. 옷은 꽤 마음에 들었고 가격까지 절반이다. 비가 자주와서 스믈스믈 쌀쌀한 요즘 날씨에 입기에 꽤 괜찮지 싶어서 샀다. 집에와서 검색해 보니 릴리가 입은 옷은 내가 기억하던 것 보다(그리고 내가 산 옷 보다) 길다. 뭐, 괜찮다.
지지난 주 까지는 더웠는데,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졌다. 어제도 비가 온 것 같고 오늘도 온다.
2년 전, 8월, 에든버러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우산을 들고, 축축한 공기를 마시면서 걸었었다. 습기를 머금은 찬 바람 속을 걷다보니 그 때 생각이 났다. ![]() 8월이었지만 추워서 그 해 봄에 구입했던 노랑색 봄코트를 내내 입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. (그리고 어깨쪽에 검정 가방물이 들었다. 다행히 세탁소에 맡겨서 뺐지만) 영국 음식은 맛없다고들 한다. 갔다오고 난 후에 들었는지, 가기 전에 들었는지 잘 모르겠다. 어쨌거나, 나에게 영국음식이란,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과 어렸을 적 좋아했던 세인트 클레어 시리즈에 나왔던 음식이다. 그래봤자 나는 고기도 생선도 먹지 않기 때문에 기껏해야 오믈렛이라던가, 스콘이라던가, 머핀이라던가.. 뭐 그렇지만. 숙소의 아침식사는 푸짐했고, 보리차처럼 나오던 진한 홍차는 우유를 부우면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다. 에든버러에는 5일정도 있었다. 하지만 돌아다녔던 날은 딱 하루 뿐이었다. 아침을 푸짐하게 먹으니 별로 배가 고프거나 하지 않아서 오후 세시까지 계속 걷다가, 너무 지쳐서, 바로 보이던 카페에 들어갔다. 오늘의 스프는 토마토스프였고, 별 기대없이 시켰는데 큼직한 그릇에 담긴 토마토스프는 뜨겁고 걸쭉해서 추위에 떨던 몸이 꽤 진정되었었다. (그제서야 '아 다니며서 꽤 추웠구나' 했다.) 같이 나온 토스트를 찍어먹으면서 유리문 밖을 바라보았다. 여전히 안개인지 빗줄기인지 알 수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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